인도 자이언트 바자즈, 오스트리아 명문 브랜드 KTM을 구하다
2025년 5월, 인도 최대 이륜차 기업 바자즈 오토(Bajaj Auto) 가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모터사이클 제조사 KTM의 지배 지분을 확보하며, 글로벌 모터사이클 업계에 충격파를 일으켰다. 이번 인수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전략적 구조조정으로, 향후 KTM의 브랜드 운영 방식은 물론, 가격 정책과 유통망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KTM,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 신청
KTM은 2024년 하반기, 자금난으로 오스트리아 법원에 구조조정을 신청했다. 매출 대비 과도한 R&D 비용, 유럽 시장의 수요 감소, 전동화 대응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러한 상황에서 바자즈는 총 8억 유로(약 1조 1,700억 원) 를 투입해 KTM의 부채를 인수하고, 신규 자금을 유입하여 회생 절차를 주도했다. 현재까지 2억 유로가 선집행되었으며, 나머지 6억 유로는 2025년 5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지급된다.
바자즈는 기존에도 KTM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번 딜을 통해 모회사 피어러 모빌리티 AG(Pierer Mobility AG) 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 한국 시장,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바자즈의 KTM 인수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 가격, 공급 안정성, 모델 라인업, 브랜드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가 변화될 수 있다.
1. 가격 경쟁력 상승
바자즈는 인도 푸네에 대규모 공장 및 생산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중저가 플랫폼과 고급 사양을 결합한 KTM 모델들이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에 수입될 수 있다. 이는 국내 250~400cc 중소형급 시장에서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 라인업 다양화
바자즈와 KTM은 이미 Duke, RC 시리즈에서 협업해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향후 도심형 전기 스쿠터,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어드벤처 바이크 등 새로운 카테고리의 모델들이 한국 시장에도 속속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3. 애프터서비스 및 부품 안정화
국내 KTM 오너들의 주요 불만 중 하나였던 부품 공급 지연과 서비스센터 수급 문제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 바자즈는 전 세계 79개국에 부품 물류 허브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 내 유통사와의 협력을 통해 신속한 A/S 체계 구축이 가능하다.
4. 브랜드 정체성 변화
다만 일부 매니아층은 KTM의 ‘유럽 감성’이 바자즈의 대중 브랜드 이미지에 희석될 것을 우려한다. 향후 마케팅 전략에서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접근성 있는 가격대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 향후 전망: 기회인가, 위기인가?
바자즈의 지분 확보는 KTM이 독립적인 브랜드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인도 시장의 내수 확장성과 생산 원가의 강점을 결합하면, 유럽 브랜드 중 가장 강력한 글로벌 확장 모델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KTM 브랜드 재정비 및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예상되며, 기존 대리점 체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 신규 딜러 유입이나 유통 재편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 결론
바자즈의 KTM 인수는 단순한 지분 정리가 아니다. 이는 글로벌 모터사이클 시장의 판을 흔드는 중대한 전략적 전환이다. 한국 시장 역시 이 변화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대리점, 정비업체, 소비자 모두 이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KTM은 다시 한번 성장의 엔진에 불을 붙였고, 그 불씨는 한국에서도 타오를 수 있다.